반값등록금... 결국 세금으로 메우시려고요?

몇일 전에 반값등록금 시위를 반대하는 듯한 뉘앙스의 포스팅을 한 적이 있습니다. 사실 시위를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성숙한 모습으로 시위 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쓴 글이었습니다. 떼쓴다고 갑자기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니까요...

그리고 오늘 인터넷에서 이런 기사들을 봤습니다.

한나라, 등록금 2014년 30%이상 인하 방침

한나라당은 24일 대학생 등록금 인하방안과 관련, 오는 2014년까지 등록금 부담을 30% 이상 인하하겠다고 발표했다.
황 원내대표는 "오는 2012년에 1조5000억원의 재정과 5000만원의 교내 장학금 확충 등 자구노력 등을 통해 우선적으로 15%를 인하한 뒤 2013년에 2조3000억원, 2014년에 3조원을 지원해 각각 24%, 30% 이상 인하하겠다"며 "세부지원 방식은 정부와 장학재단과 같은 전문기관 등과의 실무논의를 거쳐 구체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임해규 등록금대책TF 팀장은 "대부분의 국민들은 이번에 내놓은 대책에 불만이 많으실 것이라고 생각되지만, 최적의 안을 도출하기 위해 노력했다"며 "아직 기획재정부는 재정 마련에 난색을 표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앞으로 야당과 꾸준한 협의를 통해 최대한 절충점을 찾아나갈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원문보기 

1조5000억원 투입 등록금 내년 10% 인하

당정은 향후 2년간 등록금을 동결하는 대학에 한해 재정 1조2000억원을 지원해 고지서상 등록금을 10% 낮추겠다는 방침을 정했다. 황 원내대표는 “명목상 등록금 14조원 가운데 장학금이 4조원 지급되고 있고, 국가가 재정을 1조2000억원 투입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당 등록금 부담완화 태스크포스(TF) 팀장인 임해규 의원은 “대학 등록금이 2년간 동결되면 물가상승률을 3%로 가정할 때 6% 인하 효과가 있다”며 “등록금을 동결하는 대학만 명목 등록금 인하를 위한 재정 지원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원문보기

무슨 기사들인지 이해가 되시나요?
결국 정부가 개입하여 정부의 예산으로 대학들에게 차등적, 제한적 재정지원을 하여 등록금을 인하하는 효과를 보겠다는 이야기 입니다. 정부로서는, 특히 한나라당으로서는 어떤 액션이든 취해야겠고 결국 머리짜내서 나왔다는 방안이 정부재정마련해서 등록금 깎아주겠다는 것입니다. 결과적으로 등록금 인하와 장학금 지원에 앞장서야할 학교들은 등록금 동결만 결정하면 정부의 지원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고 대학은 지금까지와 마찬가지로 충분히 배부를 수 있다는 이야기 입니다.

홍익대학교가 지금까지 대학살림을 '알뜰하게 하여 모아온' 적립금이 6000억 정도 된다고 밝혔습니다. 실제 밝힌 액수가 6000억이니 그 뒤로 얼마가 더 있을지 알 수 없지만 참 알뜰하게도 학생들을 쥐어짜서 6000억이나 마련했군요... 
6000억이라는 돈이 '학교'에 왜 필요한가요?
건물 지으려고요? 교수들의 연구활동비로요? 세계적인 대학으로 발돋움 하기 위해서요? 그래서 대한민국에 내로라할만한 세계적인 대학이 몇개나 있나요? 정부의 등록금대책 방안이 화정된다면 결국 학생들과는 관계 없는 시민들의 세금으로 학교 주머니 불려주는 꼴이 될 것이고 학생들에게 그 지원이 어느정도나 가게 될지 확신할 수도 없습니다. 

이전 포스팅에서 조금 더 성숙한 시위가 필요하다고 쓴 이유가 이런 것입니다. 대안없는 시위는 그냥 떼부리는 것에 불과합니다. 시위하고 있는 학생들에게 그렇다면 반값 등록금을 실현하기 위해서 대학이나 정부가 또한 학생들이 어떤 일을 하여야 하느냐고 묻는다면 조리있게 말할 수 있는 학생들이 몇이나 될까요? 무조건 학교가 등록금을 내려야 한다고 억지 부리는 사람들이 더 많지 않을까요? 아니, 그 전에 자신들이 무엇때문에 시위를 하고, 왜 시위를 하게 된것인지 정확하게 알고는 있을까요?

정부의 방안이 아직 확정 된 것이 아닌 듯 하고 기획재정부 또한 난감하기는 마찬가지일테니 일이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지 더 지켜봐야 하겠지만 이런 방법은 아닌 것 같습니다. 저에게 반값등록금 실현 방법을 묻는다면 저 또한 저만의 생각을 말할 뿐이지 완벽하게도 모두에게 최고의 방법을 제시하는 것은 힘들 것입니다. 하지만 세금이 투입되는 방법에는 찬성할 수가 없습니다. 적어도 저는 학생들 등록금 낮춰달라고 세금을 내는 것이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