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수록 윈도우즈를 버려야 한다.

3세~5세 유아의 인터넷 이용률이 50대의 인터넷 이용률 보다 높다라는 기사를 봤습니다.

30일 방송통신위원회와 한국인터넷진흥원이 실시한 `2011년 인터넷이용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만3-5세 유아의 인터넷 이용률이 66.2%를 기록, 50대 이용률(57.4%)를 앞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유아인터넷 이용률은 처음 조사를 시작한 2006년 51.4%에서 5년만에 14.8%포인트가 증가했다.

via 이데일리

이미 집집마다 PC가 없는 집을 찾아보기는 힘드리라 생각합니다. 주민센터에는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한 컴퓨터강좌가 개설되고 아기가 태어나서 연필보다 마우스를 먼저 사용하게 된다는 세상입니다. 40대 이하에선 PC의 사용법을 모르는 사람을 찾기가 그렇지 않은 사람을 찾기보다 더 어려울 정도입니다. 위 조사대로라면 50대의 인터넷 이용률도 57%에 이르니 전국민의 반 이상이 이미 컴퓨터를 다룰 줄 안다고 봐도 좋을 것 같습니다. 직장에서도 학교에서도 컴퓨터는 중요한 도구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제 제안은 아이들을 위한 컴퓨터로 윈도우즈PC가 아닌 맥이나 리눅스PC를 선택하라는 것입니다.

맥은 흔히 디자이너나 유학을 다녀 온 교수, 영상이나 음악계통의 일을 하는 사람등과 같은 특정계층만이 사용하는 컴퓨터로 인식되었습니다. 물론 위에 적은 계층의 사람들이 맥을 많이 사용하는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그들이 맥을 사용하는 이유는 맥이 그들의 업무에 맞는 컴퓨터이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맥은 특정계층의 업무에만 맞는 컴퓨터인가 하면 사실 그렇지 않습니다. 오히려 가정용과 교육용으로 사용하기에 맥은 윈도우즈PC보다 더 적합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1. 쉽다.
맥은 쉽습니다. 디자인이나 영상, 음악계통의 직업군의 사람들이 맥을 사용하는 것은 맥의 안정성 때문입니다. 작업을 하다가 이유없이 뻗어버리는 일이 없기 때문에 일의 연속성과 안성성 때문에 맥을 선택하는 것입니다. 맥이 어렵기 때문에 배운척 하려고 맥을 선택하는 것이 결코 아닙니다. 오히려 맥은 너무나도 사용하기 쉬운 컴퓨터 입니다. 특별히 드라이버를 잡아주기 위해서 머리싸맬 일도 없고 블루스크린 앞에서 당황하지 않아도 됩니다. 가상시디롬을 사용하기 위해서 데몬이나 알콜을 알아야 할 필요도 없고 대부분의 조작은 경험에 의존해서 이루어 집니다. 프로그램을 깔고 지우는데 컴퓨터의 시스템이 엉키진 않을까 걱정하지 않아도 되고 언인스톨 후에 지저분해져 있을 레지스트리를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사용자는 그냥 '사용'만 하면 됩니다. 심지어 맥을 사용하시는 분들 중에서는 구입 후 프로그램등을 깔기 위한 리부팅을 제외하고는 한번도 끄지 않았다는 분도 계십니다.

2. 교육용이라면 더욱 맥이다.
대부분의 가정에서 아이들에게 컴퓨터를 구입해주게 되는 이유는 '교육'을 위해서 일 것입니다.
저는 중학교때 제 첫 컴퓨터를 갖게 되었습니다. 물론 이유와 목적은 '교육용'이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그 컴퓨터로 심시티를 더 많이 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대학에 들어가면서 두번째 컴퓨터를 갖게 되었습니다. 물론 목적과 이유는 '교육용'이었습니다. 실제로 다른 집들도 제 사정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입니다. 다른 것이 있다면 컴퓨터를 구입하는 시기 뿐이겠죠. 저때는 아직 컴퓨터가 보급되지 않았기 때문에 중학교때 제 첫 컴퓨터를 갖게 되었지만(사실 그것도 꽤 빠른 것이었습니다.) 지금은 아기들이 태어나면서 부터 컴퓨터를 접하게 됩니다. 그 목적이야 어떻든 아이들은 태어나면서 부터 컴퓨터를 보고 자라는 것입니다. 우리 세대가 TV를 본 것처럼 요즘 아이들은 컴퓨터를 다루는 것이죠. 우리가 TV의 리모콘을 만지는 것 처럼 요즘 아이들은 컴퓨터를 다룰 줄 압니다. 부모님들이 아이들에게 컴퓨터의 용도제한을 해줄 수 없다는 이야기 입니다. 그런 상황에서 맥은 적어도 국내에서 윈도우즈PC보다 더 교육용으로 쓰일 여지가 많습니다. 물론 윈도우즈 프로그래머를 목표로 하는 아이가 아니라면 말이죠 ㅎ.

이런 상황에서 맥과 리눅스는 훌륭한 교육용 컴퓨터가 될 수 있습니다. 일단 맥과 리눅스에서는 게임의 구동에 제약이 많습니다. 돌아가지 않는 게임들도 많고 대부분이 간단한 미니게임 정도 입니다. 물론 맥과 리눅스에서도 잘 돌아가는 게임들이 꽤 있습니다만 일단 기본적으로 국내에서 제공되는 온라인 게임은 전혀 지원되지 않고 있습니다. 대신 멀티미디어적인 요소가 많이 포함되어 있어서 아이들의 시선을 게임에서 다른 방향으로 바꾸는데에 유리한 위치에 설 수 있습니다. 뭐... 물론 컴퓨터의 용도를 제한할 수 없는 것 처럼 게임이 안되는 컴퓨터를 아이들에게 줬다고해서 아이들이 게임을 안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지만요. 하지만 적어도 아이들이게 윈도우즈PC보다 게임이 아닌 다른 것들을 보여줄 수 있는 여지가 더 많다는 것만으로도 의미는 있습니다. 뭘 더 보여줄 수 있느냐만 적어도 몇시간은 적어야 해서 그 부분은 생략합니다. 가장 중요한 부분을 생략하는 것 같죠? ㅎㅎ
아이때부터 김치를 먹어 온 아이는 김치가 전혀 이상한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김치의 맛을 즐기게 되죠 하지만 어려서부터 패스트푸드에 길들어진 아이가 김치의 깊은 맛을 알게 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나이가 들어도 초등학교때의 입맛을 가진 사람들이 적지 않다는 것은 IT적인 접근이 아니라도 생각해 봐야할 문제입니다.

3. 가정용 컴퓨터라면 볼 것도 없다.
흔히 이야기 하는 '거실용 컴퓨터'를 말합니다. 이것이야말로 정말 말도 안된다고 생각하실 분이 계시리라 생각합니다. 거실에서 범용으로 사용해야 하는 컴퓨터를 맥으로 선택하라니...
하지만 제 생각은 거실용 컴퓨터로도 맥이나 리눅스는 최고의 선택입니다. 리눅스는 아직 개선되어야 할 부분이 남아있지만 맥은 거실용 컴퓨터로 사용하기에 이미 완성형입니다. 맥미니의 경우 거실의 TV에 연결하여 사용한다면 컴퓨터로도, 홈시어터로도 사용이 가능합니다. 더 넓은 범위로는 NAS나 홈공유를 위한 컴퓨터로도 사용이 가능합니다. 개인용 서버로도 사용이 가능합니다. 게다가 블루투스를 기본적으로 지원하기 때문에 거실쇼파에 앉아서 무선키보드와 트랙패드를 이용해서 컴퓨터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윈도우즈 컴퓨터로 위와 같은 기능을 갖추어서 연결하려면 얼마나 번거로워지는지 상상이나 되시나요? 저에게 윈도우즈용 조립컴퓨터로 홈씨어터겸 거실용 컴퓨터를 만들어서 연결해 달라고 한다면 저는 맥을 조심스레 권해보거나 그 부탁을 거절할 것입니다. 또한 아이폰이나 아이패드와 같은 별도의 iOS 디바이스를 사용한다면 거실용 컴퓨터로 맥은 볼 것도 없이 최고의 선택입니다.
거실용 컴퓨터기 때문에 액티브엑스를 사용할 수 밖에 없어서 맥을 쓸 수가 없다고요? 걱정할 필요 없습니다. vmware나 부트캠프를 이용해서 필요할 때만 윈도우즈를 사용하면 그만입니다.

4. 인식의 전환
맥이나 리눅스를 사용하다보면 정품사용에 대한 인식의 전환을 할 수 있습니다.
리눅스는 무료OS인데 무료OS를 사용하면서 무슨 정품사용에 대한 인식의 전환이냐고 생각하실 수 있지만 한편으로는 리눅스가 무료이기 때문에 오히려 정품사용에 대한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무료이기 때문에 해적판이라는 개념 자체가 없습니다. 모든 것이 정품입니다. 다만 모든 것이 무료죠. 이 상황을 맥으로 옮겨서 생각해도 마찬가지 입니다. 맥에서 사용하는 프로그램들도 물론 해적판이 있습니다. 하지만 애플은 워낙에 소프트웨어에 대한 개념 자체를 잘 정립해 두었습니다. 앱스토어에 가면 맥에서 사용할 수 있는 수 많은 소프트웨어들을 구할 수 있습니다. 무료인 것도 많고 물론 유료인 것도 많습니다. 사용자들은 백화점에서 물건을 고르듯 자신이 원하는 상품을 구입하면 되는 것입니다. 본인의 자리에서 클릭 두어번 만으로 정품을 구입할 수 있습니다. 어려서부터 이런 상황에 익숙해 져있다면 정품구입이 어색한 일이 아닐 것입니다. 그런 마인드를 갖고서 정품사용에 대한 개념을 익히게 된다면 정당한 댓가를 지불하고 정품을 구입하는 것을 당연하다고 생각하게 될 것입니다. 이는 IT업계의 발전에 크게 도움을 줄 수 있는 행동입니다. 또한 아이들에게 올바른 가치관을 심어줄 수도 있습니다.

애플의 앱스토어에서는 MS워드나 아래아한글에 해당하는 'Pages'라는 어플을 $19.99에 구입할 수 있습니다. 워드나 아래아한글보다 더 직관적이고 사용하기 편리한 워드프로세서를 20달러에 구입할 수 있는 것입니다. 윈도우즈에 해당하는 OSX도 앱스토어에서 29.99달러에 구입할 수 있습니다. 3만 5000원 정도면 정품 OS를 사용할 수 있는 것입니다. 개인 사용자들이 정품을 구입하지 못하는 이유에는 비싸게 책정된 소프트웨어의 가격도 한 몫한다고 생각합니다. 현재 윈도우즈7 얼티메이트 처음사용자용은 30만원이 넘습니다. 가정에서 사용할 수 있는 제한된 기능을 가진 윈도우즈7 홈프리미엄도 20만원에 달합니다. 맥에서는 3만 5000원이면 됩니다. 학생들도 용돈을 아껴서 자신의 손으로 정품 워드프로세서를 구입할 수 있는 정도의 범위 입니다. 윈도우즈에서 사용할 수 있는 MS의 워드는 현재 15만원 정도입니다. 그만큼이나 강력한 워드프로세서인 애플의 Pages는 2만 3000원 입니다.

5. 대한민국의 웹을 위하여
맥이나 리눅스도 물론 하나의 컴퓨터일 뿐입니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가정에서 사용하는 컴퓨터로는 맥을 사용하고 공용으로 사용되어지는 컴퓨터에서는 우분투를 쓰는 것이 최고라고 생각합니다. 도서관이나 학교등에서 사용되어지는 공용 컴퓨터라면 사실 윈도우즈 보다는 우분투등의 리눅스가 더 적합하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렇게 하지 못하는 이유라면 맥과 리눅스의 인지도와 윈도우즈에 대한 과도한 의존도 때문이겠죠. 모두가 윈도우즈XP를 사용하고 모두가 워드프로세서로 아래아한글을 사용하기 때문에 맥이나 리눅스로의 스위칭을 생각조차 하지 못합니다. 하지만 이는 '의지'문제라고 생각합니다. 리눅스나 맥에서도 아래아한글을 사용할 수 있고 위에서 이야기 한 것처럼 vmware등을 통해서 윈도우즈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조금씩이지만 국내의 사이트들도 액티브엑스를 많이 포기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물론 금융권은 철옹성이지만요. 하지만 이를 역으로 생각해 본다면 어린아이들에게 맥이나 리눅스를 권해줘야할 이유가 더 늘어납니다. 그동안 우리는 너무 한가지 OS만을 사용했고 한가지 워드프로세서만을 사용했습니다. 따라서 액티브엑스가 없으면 은행사용도 못하고 국내의 웹사이트들은 아직도 IE6 지원을 고려해야만 하며 공문서 조차 표준문서가 아닌 아래아한글의 hwp파일을 사용하게 된 것입니다. 하지만 지금의 어린아이들이 이런 환경에서 벗어난 시스템을 사용하고 자란다면 굳이 천문학적인 돈을 들이고 인력을 투입하지 않아도 대한민국의 컴퓨터환경과 웹환경이 자연스럽게 표준에 맞게 바뀔 수 있는 것입니다. 어린아이들이 자랄 때까지 기다리지 않아도 됩니다. 윈도우즈와 IE의 점유율이 낮아지면 자연스럽게 회사들은 액티브엑스를 버릴 수 밖에 없고 사이트를 웹표준으로 수정할 수 밖에 없습니다. 윈도우즈를 버리는 것은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서도 필요한 일입니다.

6. 결론
실제로 맥과 리눅스는 대한민국의 컴퓨터 환경에 적합하지 않을 뿐더러 지금의 상황에 끼어들기조차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역시 특정회사의 OS와 프로그램에 한 국가 전부가 지나치게 의존하고 있는 것 또한 있어서는 안되는 일입니다. 윈도우즈의 사용을 줄이는 것은 국내의 IT생태계를 위해서도 꼭 필요한 일이며 지금의 어처구니 없는 웹환경의 개선을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한 일입니다. 또한 컴퓨터는 게임기가 아닙니다. 게임이 아니라도 컴퓨터로 할 수 있는 일은 너무나 많습니다. 그리고 맥과 리눅스는 사용자의 의지에 따라서 컴퓨터로 할 수 있는 일이 얼마나 많은지를 쉽게 알려줄 것입니다.

당장 사용하던 윈도우즈를 버리고 맥이나 리눅스로 스위칭을 할 수 없을 것이라는 것은 알고 있습니다. 사용하던 프로그램도 있을 것이고 당장 윈도우즈를 버리면 은행업무를 보는 것에도 문제가 생길 것이니 쉽지 않은 일이라는 것은 알고 있습니다. 단지, 이제 컴퓨터를 접하게 되는 아이들에게는 그런 일들이 가능하리라는 생각입니다. 우리는 윈도우즈가 당연한 것이고 액티브엑스가 당연한 것이지만 아이들은 그런 것들을 당연하게 생각해서는 안됩니다. 우리나라의 컴퓨터 환경과 웹에도 다양성이 필요하며 어릴 수록 윈도우즈를 버리고 맥과 리눅스를 사용한다면 맥과 리눅스는 그 일을 충실히 감당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 어린 아이들이 컴퓨터를 더 이상 게임기와 계산기로 생각하지 않게 되는 것은 물론이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