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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카메라를 구입했을 때에는 세상의 모든 것을 찍고 다닙니다.

그리고 길가의 꽃 한송이를 찍고는 카메라의 액정을 보고는 잘 나왔다며 실실 웃곤 하죠

세상의 모든 것이 촬영의 대상이고 피사체 입니다.

 

무엇을 찍어야 하나요?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서 새로 산 디카의 용도는

누가봐도 민망한 포즈의 셀카를 찍거나

음식점에서 먼저 음식을 먹으려는 친구를 말려가면서 음식사진을 찍거나  하는 용도로 제한되어 버립니다.

그리고 생각하죠

'아... 찍을게 없어... 사진 찍을 시간도 없고...'.

카메라를 구입했을 당시 브레송이나 카파가 되어보겠다고 생각했던 마음은 어느새 사라지고 없습니다.

 

이런 생각들을 극복할 방법은 사실 간단합니다.

우리는 사진기자나 사진작가도 아니고 사진으로 생계를 이어가는 사람도 아닙니다. (보통은요 ㅎ)

잘찍을 필요도 없고 인터넷에서 보이는 산 정상에서의 운해를 찍어내야할 의무도 없습니다.

'찍고 싶은 것을 아무 때나 찍으세요'가 사실 가장 충실한 대답이겠죠... 도촬을 하란 이야기가 아닙니다 ㅋ

 

반복은 가장 좋은 연습 방법이다.

비교적 괜찮은 방법은 주제를 정하라는 것입니다. 특정 대상도 괜찮습니다.

그리고 그 주제나 대상은 나와 관계있는 것, 쉽게 접하는 것으로 정하는 것이 좋습니다.

하루에 한 장씩 신호등 앞을 찍어본다든지, 출근 길 지하철 역의 사람들을 매일 찍어본다든지

회사에서 동료의 사진을 매일 한장씩 찍어 보는 것도 좋습니다.

하지만 전설로 내려오는 계란찍기 같은 연습방법은 추천하지 않습니다.

계란에 조명을 놓고 수천장을 찍어가면서 조명과 피사체의 차이를 익히고 사진찍는 법을 익힌다는 것인데

전문적인 사진작가를 목표로 하는 사람에겐 도움이 되는 방법일지는 몰라도

일반 사람들이 하면 100장도 못찍고 지쳐버리게 되는 방법입니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조명이나 피사체를 다루는 법이 아니라

흥미로운 주제로 사진에 재미를 붙이는 것이니까요

 

재미없는 것은 오래가지 못한다.

자신의 주위를 다시 한번 둘러보세요

그리고 평소에 눈치채지 못했던 재미있는 변화들을 찾으세요 그리고 카메라로 그것을 기록하세요.

잘 찍을 필요는 없습니다.

취미(趣味)라는 것은 마음이 끌려서 재미로 하는 것을 말합니다.

내가 재밌고 내가 좋으면 충분한 것이죠

그리고 결정적으로 사람은 재미없는 일을 오래 지속하지 못합니다.

매일 좋아하는 것, 사람, 일을 조금씩 찍다보면 그 안에 일어나는 변화를 알게 될 것이고

사진 찍는 것은 물론, 그 대상에게도 흥미를 느끼게 될 것입니다.

 

카메라는 단지 거들 뿐

기억하세요.

내 손에 들린 묵직한 slr이 날 전문가로 만들어 주는 것이 아닙니다.

그 카메라가 촬영대상을 지정해 주는 것이 아닙니다.

좋은 사진사는 좋은 눈을 가진 사람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시력이 좋다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ㅎㅎ

좋은 피사체를 찾아내는 눈, 열려있는 시각, 순간을 잡아내는 눈을 가진 사람을 말합니다.

우리에겐 좋은 눈은 아니라도 그냥 '눈'이 있습니다. ㅎㅎ

주위를 둘러보세요

사진에는 작가가 피사체를 대하는 감정이 담겨나옵니다.

아무리 사진을 못찍는 사람이라도 사랑하는 사람을 찍은 사진은 누가봐도 따뜻함을 느낄 수 있죠

거기서 카메라는 단지 거들 뿐입니다.

 

찍을 것이 없어서 고민 중이세요?

먼저 주위를 둘러보세요

 

 

ps 아무래도 이 포스팅은 평소에 찍을 것이 없다고 툴툴대는 제 스스로에게 하는 이야기 입니다. ^^

Posted by KIMCHUL
Comments 2009. 10. 23.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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