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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요...
확실히 디자인과 디자이너에 대한 인식이나 개념을 제대로 가지지 못한 클라이언트를 만나는 것은 굉장히 고통스러운 일입니다.
그런 부류의 클라이언트의 정점은 공기업들이죠...
다른 클라이언트들도 당연히도 많이들 그렇지만 특히나 공무원들의 경우는 유난히 수정요구가 많습니다.
그 이유는 별다른게 없어요
위에서 고치라니까 디자이너에게 고쳐달라고 말하는 것 뿐입니다.
고쳐야 하는 것의 이유는 윗사람이 지나가면서 보고 한 한마디 말 뿐입니다.
그쪽의 담당자도 까라니까 까는거죠...
아무 의지도, 철학도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게다가 일부 공무원들의 경우는 특권의식을 가지고 있어서 정말 디자이너들을 그들의 'ugly idea'를 구현해주는 'fucking screwdriver'로 밖에 보지 않습니다.
디자이너가 아무리 더 좋은 시안을 보여주고 더 나은 방향으로 제시를 해도 그들은 이미 그들의 머리속에 있는 것이 최고입니다. 전혀 수용하려 하거나 바꾸려고 하거나 모험을 하지 않습니다.
예전에 공기업이 클라이언트였던 한 작업에서 붉은 색의 타이포를 사용했다가 전면 수정을 했던 기억이 나네요... 그들에게는 글자의 색깔을 붉게 하는 정도도 굉장히 큰 모험이거든요...
(심하게 이야기 했다면 죄송합니다.)

하지만...
때로 디자이너는 'fucking screwdriver'가 되어야 합니다. 필연적으로요.
제가 학교를 다닐 때 한 선생님께서 이런 이야기를 하셨습니다.
'처음에는 클라이언트를 설득시키려고 정말 많은 노력을 했는데 이제는 그냥 클라이언트들이 해달라는대로 가능한 다 해준다.'...
이 이야기를 처음 들었을 때, 그 선생님을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왜? 디자이너가 도구는 아니잖아! 디자이너의 생각이 클라이언트 보다 더 좋은 아이디어일 것이 당연하잖아. 해달라는대로 하면 그건 디자이너가 아니라 엔지니어잖아...'
...
지금 생각해보니 그 선생님의 마음을 제 나름대로 이해할 수 있겠더군요
그 선생님은 단지 본인이 편하고자 클라이언트와 씨름하지 않고 그들의 요구를 무조건 수용하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작업을 하다보면 준비해가는 시안 중 메인으로 힘을 준 녀석보다 갯수를 채우기 위해 그냥 집어간 시안이 채택되는 일이 생깁니다.
정말 밤새서 준비해간 시안보다 당일 그냥 메모장에 이런건 어떠냐며 끄적거린 아이디어를 채택하는 일이 생깁니다.
이것은 어느 시안의 수준이 더 높다라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단지 내가 보는 눈과 클라이언트의 눈은 다르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이때는 언제나, 예외없이 클라이언트가 옳습니다.
왜냐하면 나는 디자이너이기 때문이죠...
내맘대로 작품을 만든다면 그건 디자이너가 아니라 아티스트죠... ㅎ
디자이너는 철저히 상업적일 수 밖에 없습니다.
혹시라도 거장 디자이너들이 제 이 글을 본다면 비웃으실 수도 있겠지만,
생각해보세요...
처음부터 상업적인 디자인을 했든 본인이 좋아하는 디자인을 하다보니 사람들이 좋아해서 상업적이 되었든 결국 다 돈과 연결되는 것이죠...
본인은 순수한 마음으로 디자인을 하더라도 사람들은 그 디자인에 가치를 매깁니다.
상업적이 되는거죠...
뭐... 그렇다고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상업적으로 퇴폐했다는 말을 하려는 것이 아님을 아실 것입니다. ㅎㅎ
디자이너는 클라이언트와 연결되어있다는 것이죠...

...
디자이너는 'fucking screwdriver'가 되는 것을 꺼려해선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일부러 'mere tool'이 될 필요는 없지만 혹여 클라이언트가 디자이너를 'screwdriver'로 대하더라도 그것을 꺼려해서는 않된다고 생각합니다.
나는 클라이언트와 연결되어있는 '디자이너'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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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IMCHUL
Comments 2010. 8. 17. 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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