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일 전 한 블로거의 포스트를 봤습니다. "오픈소스 쓰셨던데 그러고도 개발자입니까?" 라는 제목의 포스트였는데 요약하면 클라이언트가 개발업체를 바꾸기 원해서 자신들의 프로젝트의 유지보수를 다른 업체에 넘겼는데 클라이언트와 유지보수를 하기로 했던 업체 두곳이 프로젝트를 이해하지 못하고 황당한 이야기를 하다가 유지보수측 개발자로부터 연락이오기를
이거 보니까 그누보드 오픈소스로 만드셨네요. 오픈소스로 개발하는 개발자도 개발자라고 할 수 있습니까?
라는 이야기를 들었다는 것입니다.
음...
오픈소스라는 것은 누구나 사용할 수 있도록 무료로 열려있는 소스코드를 뜻합니다. 누구나 오픈소스를 이용해서 프로그램을 만들고 개량하고 재배포 할 수 있습니다. 소스코드를 공개해서 정보와 기술을 공유하고 누구나 소프트웨어의 개발과 개량에 참여하는 것이 더 좋은 소프트웨어를 만드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바탕이 된 것이 오픈소스입니다. 한마디로 쓰라고 있는 것입니다.
쓰라고 있는 것을 썼다고 해서 저 개발자는 오픈소스를 쓴 개발자를 개발자라고 부를 수 있느냐는 이상한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입니다. 저 말은 책방에 있는 요리책의 레시피를 참고해서 자신만의 요리를 만들어낸 요리사도 요리사라고 부를 수 있느냐? 라는 말과 같습니다. 누군가의 노래를 듣고 영감을 받아서 코드를 인용해 자신만의 노래를 만든 음악인을 음악인이라고 부를 수 있느냐는 말과 같습니다.
누구나 사용하라고 배포 된 소스코드를 이용해서 자신만의 소프트웨어를 만들어낸 개발자가 왜 비난을 받아야 하는건가요? 만약 저 말이 정말 맞는 말이라면 저 같은 경우는 제가 직접 캠코더를 만들어서 촬영을 하고 직접 컴퓨터와 편집프로그램을 만들어서 편집을 하고 직접 방송국을 차려서 송출을 해야 한다는 말인가요? 애초에 저 말을 한 개발자는 본인 스스로 OS를 만들어서 개발을 하고 있는 걸까요?
흥분했습니다. ㅎㅎ
되도 않는 포스트를 조금 정리해보자면
혼자서 모든 것을 할 수 없고 혼자서 살아갈 수 없습니다. 혼자서 1년이 걸릴 일을 먼저 그 길을 걸어간 다른 이의 도움으로 한달만에 마칠 수 있는 것입니다. 더 빠르고 더 좋은 퀄리티로 또 다른 창조물을 만들어 낼 수 있습니다. 그게 오픈소스의 철학입니다. 그리고 그 오픈소스를 사용하는 사람이 가져야 할 자세는 오픈소스를 배포한 분들과 그 기술에 대한 감사와 존경심 그리고 겸손함입니다. 클라이언트가 직접 우리는 오픈소스 말고 100% 오리지널을 원합니다라고 명시하지 않는 이상 오픈소스를 사용하는 것은 부끄러운 일도 아니고 비겁한 일도 아닙니다. 오픈소스로 개발하는 개발자도 개발자냐고 따지기 전에 자신이 왜 지금 개발이라는 일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한 겸손함을 배우게 되기를 바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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